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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꾼의 새로운 식구를 소개합니다 !  

 

 

 난해 겨울, 이야기꾼의 책공연은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이야기꾼을 찾아나섰습니다. 이야기꾼의 웰메이드 작품 <종이봉지공주>(아직 안 보셨다면 꼭 보시길!)의 엘리자베스 공주처럼 아주 길고 험난한 여정을 거쳐 함께 발맞춰갈, 무려 4명의 새 이야기꾼들을 만날 수가 있었는데요, 3가지의 Keyword 로 만나보는 ‘이야기꾼의 책공연’에 들어올 수 밖에 없었던 천생 이야기꾼들의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래요?

 

악동800.jpg

 

Keyword 1. 이야기

 

 

 네 분 모두 예사롭지 않은 닉네임을 갖고 계신데,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나요?


바다: 제 본명이 '조아라'인데, '아라'라는 이름은 순 우리말로 '바다'라는 뜻이 숨어있다고 합니다. 바다는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는 근원이기도 하고, 썩 너른 넓이로 무엇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뜻도 지닙니다. 이야기꾼의 '바다'가 되고자 하는 숨은 마음으로 짓게 되었어요.

나린: 친한 분들께 닉네임 공모를 했어요. 웃긴 이름, 각종 애완견 이름들까지 나왔었죠. 맘에 드는 닉네임을 찾기까지 오래 걸려 지쳐있던 차에 '가온'이라는 '중심'이란 뜻의 순우리말이 마음에 들어 쓰려고 했는데, 친구가 '가온'은 남성적인 이름이라며 제가 여자라는 걸 잊지말라며(!!) '나린'으로 밀어붙이더군요. '나린'은 '하늘이 내리다'라는 뜻입니다.

반디: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픈 반딧불이, 제 닉네임은 ‘반디’입니다. 이야기꾼의 책공연에 와서 ‘형설지공’이라는 말이 생각났어요. 어두운 곳을 날아다니면서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꿈꿀 수 있게 찾아가 비춰주는 작은 불빛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었습니다. 제가 그대의 꽃이 될 수 있게 많이 불러주세요. 반디처럼 포로로 날아갈게요.

제로: 제 이름이 '재영'이고 숫자 '0'을 좋아해 '제로'라고 지었답니다. (벌써 '제로로'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어요)

 

 

 예사롭지 않은 별명들이군요. 하지만 그것만으론 어떤 이야기꾼들인지 아직 파악이 잘 안되는데, 본인을 직접 소개한다면?


바다: 사람은 겪어야지 알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나 자신을 소개를 한다는 일은 여전히 쉽지가 않네요. 확실한 건, 지금 여기에 살아있고요, 가쁘지 않은 숨을 쉬고 있는 ‘사람’입니다.

나린: 교회를 열심히 다니려는 25살 용띠 꽃처녀입니다. 아직은 소녀같은 마음을 갖고싶고, 간직하고 싶어요. 해피엔딩을 좋아해 공주이야기를 아주 많이 좋아하고요(공주병은 아니예요), 예쁜 것과 행복한 것, 웃는 것을 좋아합니다. 차가운 것보다는 따뜻한 것을 좋아해 여름과 낮을 좋아하고요, 먹는 것을 아주아주 좋아합니다.

반디: 예수, 사람과 연극, 외로운 이와 진심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 사람, 누구나 먹을 것은 있어야 하고, 누구나 잘 곳은 있어야 하고, 누구나 적어도 자기편 한 사람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심장에 사람들이 오밀조밀 모여 사는 사람. '나'보다 '너의 너'가 되고 싶은 사람.

제로: 얼핏 보면 지루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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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2. 아이

 

 '이야기꾼의 책공연'하면 '아이들'과 뗄레야 뗼 수 없는데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잊지 못할 기억나는 ‘아이’가 있나요?

 

바다: 이야기꾼에 합류하기 전, 복지관에서 다문화가정 아이 멘토링을 했었습니다. 그때 만났던 꼬마가 가장 기억에 납니다. 일주일에 한 번, 2년 동안 같이 보냈던 시간이 추억이 되었습니다. 함께 한글공부를 했던 일, 아이 어머니가(베트남에서 오신) 해주신 맛있는 음식들을 먹었던 일 등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나린: 고등학생 때, 집에서 동생과 밥을 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빠가 피부가 까만 6살 정도의 아이와 함께 들어오시더라구요. 아빠는 그 아이를 '동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때 제 머릿속에는 '우리 아빠가 밖에서…?'하는 드라마 같은 상상이 펼쳐졌어요. 알고보니 그 아이는 부모님이 없이 친척집에서 살고 있던 아이였는데 가출을 한 것이더라구요. 아빠는 아이에게 밥을 먹이시고 따뜻한 말로 격려해 집으로 돌아가게 하셨어요. 그 아이의 마음을 위로해주시던 아빠의 마음이 따뜻하다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그 아인 지금 잘 살고 있겠죠?

반디: 베이비시터를 했을 때 처음 맡았던 아이. 좀 통통했던 그 아이의 부모님은 '또다른 부모 역할'을 하고 싶어하던 저에게 '감시자'의 역할을 원하셨습니다. 문제집을 풀다 자전거가 타고 싶다고 울던 그 아이, 부모님은 무겁다고 동생만 업어준다고 해 그 아이를 종종 업어주고 자전거도 타게 해주었습니다. 함께 전시회에 놀러도 가고, 편지도 써주길 약속했었는데 어느 날 그 어머니로부터 '원하는 유형의 시터가 아니니 오늘부터 오지 말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아이와 한 약속은 지키고 싶어 돈을 받지 않고 작별인사를 하러 가겠다고 했으나 거절당했죠. 저는 다음날부터 다른 아이를 맡았지만 계속 그 아이가 마음에 남았어요. '그 아이와의 시간들'이 아이에 대한 부모의 역할, 교육의 역할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게 한 시작이었죠. 저는 그 아이가 스스로 관계를 만들어갈 줄 아는 따뜻하고 건강한 아이로 자라나기를 지금도 가끔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로: 이건 이야기로 대신하고 싶어요. 제가 고3 수능 보기 삼일 전, 지하철 여행 도중에 도봉산역 근처에게 트램펄린을 타고 놀다가 알게 된 한 아이의 이야기를 픽션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어느 겨울날]

 

영수는 곧 헐리게 될 서민 아파트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다.

영수는 할머니가 맞은편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에서 간병 일을 하는 동안 혼자서 트램블린에서 논다.

떠돌이 생활을 하는 트램블린 주인아저씨는 영수가 올때 마다 자신의 젊었을 적 사진을 보여준다.

빛 바랜 흑백 사진. 날렵한 몸으로 뛰어오르는, 발차기를 하는 모습등등의 사진. 그는 영수에게 귓속말을 한다.

 

“ 너도 나처럼 트램블린을 열심히 타면 하늘을 날수 있어. ”

영수는 아저씨의 말을 흘려듣는다. 영수는 그저 떠오른 순간에 보이는 맞은편 아파트 단지의 수많은 창문들.

그 수많은 창문들 중 어딘가에서 일하고 있을 할머니를 보고 있다는 그 기분이 좋을 뿐이다.

오늘따라 영수는 유독 높이 떠오른다. 영수는 생각한다.

 

‘ 정말 하늘까지 날아오르면 아빠를,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

땀으로 흠뻑 젖은 영수. 부감으로 그물에 누워있는 영수의 모습이 보인다.

하늘을 바라보는 영수. 하늘이 구름 한점 없이 맑다.

 

할머니는 추운지 몸을 웅크리고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아직 밝은 빛을 내뿜고 있는 아파트 단지와 달리 할머니 동네는 가로등 불빛조차 사라진지 오래다.

할머니가 동네 입구에 들어오자 유독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할머니의 시점으로 곧 쓰러질 것 같은 서민 아파트가, 트램블린이 보인다. 트램블린 위에서 벌벌 떨면서도 곤히 잠들어 있는 영수.

할머니는 자신의 웃옷을 영수에게 덮고는 살포시 껴안는다. 영수의 떨림이 진정된다. 눈을 살짝 뜨는 영수.

눈 앞에 할머니 얼굴이 보이자 베시시 웃고는 다시 잠을 잔다.

휘청휘청 할머니는 영수를 업고 트램블린에서 내려와 집으로 향한다.

 

“ 추워... ”

영수가 잠결에 할머니에게 말한다. 할머니는 방바닥을 손으로 만져본다.

할머니는 옷장에서 겨울 옷을 잔뜩 꺼내 영수에게 덮어준다. 그래도 오들오들 떠는 영수.

할머니는 영수를 꼭 안는다. 영수와 할머니는 꼭 끌어안은 채 잠을 잔다.

 

“ 할매 추워? ”

영수는 졸린 눈을 비며가며 할머니에게 묻는다. 영수는 할머니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어진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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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3. 책

 

 내 인생의 책 한권이 있다면, 어떤 책인가요?

 

바다: 김훈 작가의 <흑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문장은 길진 않지만, 그 안에 진한 것들을 녹여내지요. 여러 대표작이 있지만 최근에 나온 <흑산>은 저를 과감하게 흔들어놓은 책입니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쓰인 문장이 없으며, 단어들이 알알이 박혀 아프게도 만들었고, 결정적으로 내가 가야할 길과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들었고요. 그래서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역시나 내 인생의 책 한권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걸작이구요.

나린: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저는 공주 이야기를 아주 좋아하는데요, 제가 공주과는 아니어서 공주이야기가 예쁘긴 하지만 공감은 안되더라구요. 한번쯤 읽어보셨을텐데 제가 고등학교 때까지 마음이 울적하거나 힘들 때 이 책을 많이 읽었어요. 제제의 평범하지 않은 모습이 어렸을 적 제 모습과 같아보였던 것 같아요.

반디: 사진 작가 전몽각의 <윤미네 집>이라는 사진집. 작가가 자신의 딸이 태어났을 때부터 결혼할 때까지 찍은 사진이 실려있어요. 이 책을 보다보면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들죠. 피사체에 대한 애정과 사진사에 대한 신뢰만 있다면 사진 속 인물은 아름답거든요. 이 책은 그것으로 꽉 차 있어서 따뜻하구요. 그 중에서도 딸의 머리를 묶어주는 어머니를 찍은 아버지의 사진이 마음에 들어요. 책의 뒷부분에 있는 아내의 사진들도 설레구요. 은퇴 후에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아빠에게 이 책을 선물했어요. 아빠의 카메라의 눈이 세상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잘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서요.

제로: 김점선의 <10cm 예술>. 오른손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때 보게 된 책입니다. 솔직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와 단순하면서 아름다운 작가의 그림들이 참 좋아요. 이 책 덕분에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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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아이+책 = 이야기꾼

 

마지막으로, 네 분은 어떤 이야기꾼이 되고 싶으신가요?

 

바다: [바다와 같은] 이야기꾼

나린: [행복한] 이야기꾼

반디: [“너는 혼자가 아니야. 여기 네 편이 있어”라고 존재를 담아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꾼

제로: [좋은 순간을 만들어내는] 이야기꾼

이만하면 ‘이야기꾼’으로서 제격이죠? 곧 이 네 사람은 ‘새 이야기꾼’이 아닌 ‘이야기꾼’이 될거예요. 함께 발맞춘 행보가 어떨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봄이 오면, 이야기꾼의 세 번째 쇼케이스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그때 또 만나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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