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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석구석] 1.jpg

 

 이 2박 3일의 이야기는, 지난 해 10월에 시작되었습니다.

땅 끝 마을 해남 옆에 자리한 강진에서 공연을 요청하는 하나의 게시글이 이야기꾼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이지요. 시골이라 공연을 잘 접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싶은 한 선생님의 글이었습니다.

‘이야기꾼의 책공연(이하 이야기꾼)’은 본격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2011년부터 ‘구석구석 속닥속닥(이하 구석구석)’을 시작해왔습니다. 문화소외계층·차상위계층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위해 무료로 공연과 교육 프로그램을 나누는 활동으로, 지난 해 창원과 구례의 분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바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수도권으로부터 많이 떨어진 곳이었지만, 인근 지역의 공연일정에 맞춰 최소한의 비용으로 방문·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강진에서의 요청은 그런 상황마저 허락되지 않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일이 되었기에 이야기꾼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자센터 [달시장]과의 만남 

 

 

 이야기꾼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이하 하자센터)http://2010.haja.net에서 인큐베이팅한 사회적 기업으로, 영등포에 있는 하자센터에 사무실을 두고 있습니다. 하자센터는 청소년 교육과 함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계 및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11년 시작한 ‘달시장’http://www.dalsijang.kr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된, 지역주민과 예술가·영등포의 사회적기업가들이 모여 비우고 나누는 마을장터로 매달 하자센터 마당에서 열리고 있었지요. 아트마켓과 벼룩시장, 공연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였습니다. 이야기꾼도 달시장에서 공연과 워크숍을 진행해 온 적이 있었고, 관람객으로서도 매달 참여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10월, 달시장은 그해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달시장에서 물건을 팔아서 돈을 마련하는 건 어떨까?”

그리고 번뜩이는 생각이 한 이야기꾼의 입을 통해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이야기꾼은 벼룩시장에 참여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집을 털어(?) 팔 물건들을 준비하고 정리하며, 그래도 명색이 이야기꾼인데 판매만 해선 안된단 생각으로 여러 기부공연들도 준비하게 되었지요.

 

[구석구석] 2.jpg

 

달시장 측에서도 취지를 이해해주셔 넓은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뜻 지갑을 열어주신 많은 달시장 손님들이 아니었다면 행복한 마음으로 행사를 마무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강진의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야기는 굽이굽이 흘러 구석구석으로

 

 

 

판매와 공연은 잘 마무리되었고, 진행비의 일부분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꾼은 앞으로의 공연을 기대하며 강진의 선생님께 소식을 메일로 보냈습니다. 연락처가 없어 메일만이 유일한 연락수단이었어요. 기쁜 마음으로 답을 기다렸습니다. 1일, 3일, 1주, 한달, 두달… 그동안 연락을 하려 메일을 재차 보냈지만 수신확인이 되지 않은 것을 보고, 이야기꾼은 결국 강진공연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한 곳이 경북 상주. 문화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주변 도시들에 비해 상주는 그 활동이 무척 약한 곳이었습니다. 특히나 어린이공연은 더욱 그랬지요. 그런 사정으로 상주지역아동센터에 연락을 취했고, 2012년 첫 발자국을 찍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1월의 막바지. 무심코 받은 061의 전화 한 통, 강진이었습니다. 반갑게 전화를 받긴 했지만 이미 상주 방문을 정한 상태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2월 안에 두 곳을 모두 가기엔 시간과 비용이 부담되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약속은 약속! 많은 고민을 거쳐 두 곳을 한 번에 가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2월 27~29일, 2박 3일간의 긴 여정이 시작된 것입니다.

 [구석구석] 3.jpg

 

출발날인 27일은 강진에서 저녁 7시 공연이 있었습니다. 긴 시간이 될 거란 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오전 11시에 출발하여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도착하게 되었지요. 6시간의 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행담도 휴게소에서의 상쾌한 바닷바람과 수십마리의 새떼가 감탄을 자아내고 햇살이 부서져 반짝이는 아름다운 금강의 물결, 내려갈수록 푸른빛이 감도는 논과 들, 어디선가 마른 풀을 태우는 냄새, 산과 강이 어우러진 절경 속의 마을…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해 눈과 마음이 쉴 틈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강진지역아동센터 연합회’ 선생님들께서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 강진아트홀을 대관해주셨습니다. 괜히 폐를 끼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지만 아이들이 편한 환경에서 공연을 봤으면 하시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곧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구석구석] 4.jpg

 

착석한 아이들과 시작 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한 아이는 오늘 프로그램과 순서까지 줄줄 외우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더 재밌어요!

 

   

구석구석 속닥속닥 Tip.

대상자, 장소에 따라 프로그램 진행 방식이 달라집니다.

분교 진행 때에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바 있지요.

 

 

이번엔 [커다란 순무], [종이봉지공주]라는 2가지의 책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커다란 순무]는 아이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함께 극을 만들어가는 공연으로, 무대에 서기 위한 경쟁률이 대단한 공연입니다 ^^ (사진에 찍힌 아이들이 그 선택된! 아이들) [종이봉지공주]는 용이 잡아간 왕자님을 구하러, 불타버린 옷 대신 종이봉지를 뒤집어쓰고 여정을 떠나는 공주의 이야기예요. 점점 공주에 동화되는 아이들은 직접 여정을 떠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요!

 

예상보다 아이들의 수는 적었지만 공연에 집중하는 모습과 공연 후 재잘거리는 모습을 보고서 멀리까지 온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너무 늦은 시간에 시작해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요. 강진을 떠나는 순간까지 아이들이 오랜 시간 이야기꾼을 기억해주길, 바라고 또 바랐습니다.

 

[구석구석] 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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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은 상주로 출발하는 날이었습니다. 전라남도에서 경상북도까지. 서울-강진만큼 강진-상주도 만만치 않은 거리라 모두들 단단히 마음을 먹고 출발을 했지요. 옆 동네 해남에 들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라도의 소문난 한정식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지요 ^^ 맛난 아점을 먹고 이제 출발!

 

[구석구석] 6.jpg

 

아침부터 흐린 하늘이 회복되지 않은 조금 무거운 출발이었습니다. 바람이 조금씩 추워지고, 날씨에 예민한 한 이야기꾼은 편두통을 호소했습니다. 이야기꾼은 점점 말이 없어지고… 그러던 찰나! 동행한 이야기꾼 ‘나르샤’의 동생이 활약을 펼쳤어요. 닉네임도 지었답니다. ‘나르샤’의 ‘동생’이라 ‘샤동’이란 이름이예요. 이야기꾼은 역시 어린이들과 함께 해야 힘이 솟는 걸까요? 샤동이와 누나와의 애정 어린 투닥거림이 무척이나 재밌어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식사 때 나르샤가 반찬을 챙겨주려하면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내가 알아서 먹을게!’ 하며 독설(?)을 내뱉었지만 싫은 기색 없는 미소를 짓는가하면, 나르샤의 극중 대사를 완벽하게 외워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요 ^^ (러브콜을 보냈지만 시크하게 거절하는 모습까지!)

 

 

[구석구석] 7-1.jpg

즐거운 한 때의 나르샤와 샤동, 무척 닮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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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리고 마침내! 상주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구석구석] 8.jpg

 

상주는 사실 편두통을 호소하던 이야기꾼의 고향입니다. 어렸을 적 본 공연이라곤 교회에서 하는 성극이 다였던 그 이야기꾼이 커서 자신과 같은 사정의 아이들에게 공연을 보여주게 될 줄, 그 누가 알고 있었을까요? 마음이 벅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상주지역아동센터’는 2층짜리 상가의 2층을 전부 쓰고 있는 작은 곳이었습니다. 도착했다고 선생님께 알리니 초등학생 한명이 ‘서울에서 오신 공연하는 분들 맞으시죠…?’라고 쑥스러워하며 이야기꾼을 맞이해주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는데 다른 아이들이 헐레벌떡 뛰어가면서도 ‘여긴 무슨 일이세요?’하고 묻기도 하며, 이야기꾼은 아이들의 큰 관심의 대상이 되었어요 ^^ 공연은 다음날이었기 때문에 세팅만 하고 나서려는데 센터장님께서 기어코 저녁을 사주시겠다하셔서 함께 자리했습니다.

 

강진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상주도 공연을 보기 위해선 주변 지역으로 가야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주변 지역들마저 어린이극은 1년에 한두번 할까 말까한 상황이라 더욱 열악한 문화소외계층이 되고 만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들으며 마음 한 켠이 찡해졌습니다. 어쩌면 이 아이들 중 누군가는 공연을 처음 보는 것 일수도 있고, 배우의 꿈을 가진 아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연극교육을 시켜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이곳까지 올 배우강사가 없다며 안타까워하고 계셨지요. 공연을 볼 기회와 배워볼 기회마저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수도권과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도시들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시내보다 더 깊숙한 곳의 아이들은 그 갈증이 한결 더 심하겠지요. 과연 그 아이들은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저렸습니다. 그 꿈이 이뤄지도록 지원해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지요. 맑은 공기 속에서도 별이 보이지 않는, 조금 흐린 밤이 그렇게 깊어갔습니다.

 

29일, 구석구석의 마지막 날. 2시 공연을 위해 부랴부랴 센터로 향했습니다. 오늘 공연을 볼 것을 아는 아이들은 조금 설렌 듯 보였습니다. 그 호흡은 그대로 이야기꾼에게도 전해져 꼼꼼한 리허설이 진행되었지요. 그리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구석구석] 9.jpg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아준 아이들 덕에 이야기꾼도 더 즐거운 마음이었어요 ^^ 사실 선생님들도 굉장히 재밌어하셨는데요, 이야기꾼의 공연은 이렇게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굉장한 힘이 있답니다! 그리고 저녁 8시, 이야기꾼은 각자 느끼는 바를 가슴 속에 간직하고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간직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모두 알고 있었지요.

 

이야기꾼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구석구석’, 전국의 아이들을 찾아가 ‘속닥속닥’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전국의 아이들 모두가 ‘자기 주도적 삶’의 힘을 갖추고 또 책이 이 어린이들에게 등 비빌 언덕이 되어주길, 좀 더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길, 꿈꿔 봅니다.

 

PS. 상주의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구연동화처럼 읽기도 하고 연극놀이를 하고 있대요 ^^

 

 

찍어온 발자국

2011. 1호 발자국 - 경남 창원, 북면초등학교 승산분교

http://storyflower.haja.net/zbxe/22842

2011. 2호 발자국 - 전남 구례, 토지초등학교 연곡분교

http://storyflower.haja.net/zbxe/2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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